탈과 낙인

7화 목인의 추격자.

실제로 동굴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텅 빈 공간, 차가운 돌벽, 그리고 입구에서 새어 들어오는 희미한 빛이 전부였다.

마치 아주 긴 꿈을 꾼 것 같았다.

이도윤은 잠시 그 공허한 어둠을 등지고 서서, 마지막으로 들었던 말을 곱씹었다.

고민 없는 선택.

그것은 조언인가, 아니면 경고인가.

그가 동굴 입구로 천천히 걸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나무에 기대어 서 있던 한서린이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얼굴에는 이전보다 훨씬 짙은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다 들었으면 가자."

그녀는 다급하게 말했다.

질문을 허락하지 않는 단호한 어조였다.

"떠나야 해. 지금 당장."

"네? 뭐가 어떻게…"

이도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묻기도 전에, 그녀는 이미 몸을 돌려 숲길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녀의 조급한 태도에, 이도윤 역시 영문도 모른 채 그녀의 뒤를 따라 달려야 했다.

숲을 빠져나오자, 그들이 머물렀던 낡은 촌가 앞마당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에게 의미심장한 경고를 던졌던 중년의 남자가, 검은색 승합차 트렁크에 마지막 짐 꾸러미를 싣고 있었다.

남자는 땀을 뻘뻘 흘리며 짐을 밀어 넣다가, 숲에서 나오는 둘을 발견하고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어이구, 이제야 오시네! 아주 일 다 끝나니까 나타나는 거 봐라. 일부러 노린 거지, 어?"

그는 쾅, 소리가 나게 트렁크 문을 닫으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그 말투 속에는 묘한 안도감이 섞여 있었다.

"하여튼, 이야기는 차에 타서 하자고. 지금은 한시가 급하니까."

그는 손짓으로 빨리 차에 타라는 시늉을 했다.

한서린은 아무 말 없이 조수석 문을 열고 올라탔고, 이도윤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뒷좌석에 몸을 실었다.

차가 출발하기 무섭게, 중년 남자는 백미러로 이도윤을 힐끗 쳐다보며 말을 걸었다.

"그래, 동굴은 어땠어? 그 산신령이 이야기는 잘 해주시던가?"

산신령? 동굴의 목소리를 지칭하는 말인 듯했다.

"저… 그게…"

이도윤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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