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게임 세계에서 눈을 뜨다
쨍할 정도로 파란 하늘.
눈을 가늘게 뜨자 기와지붕을 얹은 고풍스러운 목조 건물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저 멀리 보이는 기암괴석의 산봉우리들은 한 폭의 동양화처럼 비현실적이었다.
"…용인 민속촌?"
선록은 중얼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아니, 그보다는 대하사극 드라마 세트장에 더 가까웠다.
어젯밤… 아니,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분명 회의실 소파에 누웠는데.
혹시 신규 IP 런칭 기념으로 회사에서 단체로 이런 곳에 워크숍이라도 온 건가.
아니, 그랬다면 사내 메신저로 공지라도 왔겠지.
선록은 어리둥질한 채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가 누워있던 곳은 지저분한 뒷골목이었다.
축축한 흙바닥에서는 퀴퀴한 곰팡이 냄새와 음식물 쓰레기가 썩는 시큼한 악취가 진동했다.
한쪽 구석에는 쥐 몇 마리가 음식물 찌꺼기를 놓고 다투고 있었다.
"으악!"
선록은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 쳤다.
현실감이 너무 생생했다.
꿈이라고 하기엔 코를 찌르는 악취와 발밑에서 느껴지는 흙의 감촉이 너무 선명했다.
그는 무심코 주머니를 뒤졌다.
늘 손에 쥐고 살던 스마트폰이 없었다.
지갑도, 사원증도, 아무것도 없었다.
대신 품 안에서 묵직한 것이 만져졌다.
꺼내보니 손바닥만 한 크기의 두툼한 책이었다.
가죽으로 된 표지에는 아무런 글자도 적혀있지 않았다.
"이게 다 뭐야…"
혼란스러운 머리를 감싸 쥐는 순간, 선록의 눈에 기이한 것이 보였다.
자신의 손 위로 반투명한 푸른색 창이 떠올라 있었다.
[플레이어: 신선록] [직업 : ??] [LV.1]
선록의 입에서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 하하... 말도 안 돼. 이거 설마..."
내가 쓴 시나리오, 내가 만든 세계관 속으로 들어왔다고?
그때였다.
마을 어귀에서 꾀죄죄한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걸어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의 머리 위에는 현실에서는 절대 보일 리 없는 붉은색 글씨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산적 정찰병 (Lv. 5)]
선록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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