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무림고수 키우기

4화 내가 만든 주인공을 만나다

선록은 머릿속으로 다급하게 오천백의 캐릭터 설정을 펼쳐서 복기했다.

오천백은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의로운 성격.

스승의 복수를 위해 마교를 쫓지만, 그 과정에서 곤경에 처한 백성들을 외면하지 못한다.

특히, 광혈채 같은 산적 집단은 그가 가장 혐오하는 부류였다.

지금 오천백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는 불 보듯 뻔했다.

이 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수상한 옷차림에 머리도 짧은 수상한 인물.

'오천백은 사람을 쉽사리 믿지 못하는 성격이지. 특히 나와 같은 이방인에 가까운 인물은 더욱.'

선록은 침을 꿀꺽 삼키며 노트를 품에 감췄다.

오천백이라면 자신을 의심하는 동시에, 광혈채와의 관계를 물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설명을 믿지 못하면, 그대로 목을 베어 버릴 수도 있었다.

"네놈은 누구냐."

낮고 서늘한 목소리가 복도 전체를 울렸다.

"저기... 저, 저는..."

선록이 겨우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다쉬어 있었다.

오천백의 푸른 눈동자가 차갑게 선록을 꿰뚫었다.

"혹, 연태산이 내 행보를 늦추기 위해 던져둔 미끼인가?"

아직 피가 채 마르지 않은 검 끝이 선록의 목줄기를 향했다. 선록은 저도 모르게 움찔하며 몸을 뒤로 뺐다.

분명히 자신이 만든 캐릭터인데 막상 마주하니 살벌한 기운에 압도당하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지금 상태로는 한 대만 맞아도 그대로 게임 오버될 판이었다.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 오천백은 메인 퀘스트의 핵심 인물이니, 그와 엮여야만 살 길이 열릴 거야.'

선록의 뇌리에 번뜩이는 생각이 스쳤다.

오천백의 메인 퀘스트를 떠올린 것이다.

[메인 퀘스트: 광혈채 토벌]

여기서 버벅대면 '오천백이 전멸시킨 산적1'과 같은 운명이 될 게 뻔하다. 잘하자!

"오천백 대협, 진정하십시오! 저는 연태산에게 억울하게 붙잡힌 사람입니다."

오천백의 눈썹이 꿈틀했다.

"내 이름은 어찌 아는 거지?" "저는 서역에서 온 점성가로 하늘을 읽어서 과거, 현재, 미래를 보는 재주가 약간 있습니다. 지금 산채 곳곳에는 연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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