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첫 번째 메인 퀘스트를 완수하다
‘연(燕)’.
그것은 광혈채의 두령, 연태산(燕泰山)의 성이었다.
오천백의 입가에 희미하지만 분명한 미소가 걸렸다.
그것은 경멸이나 조소가 아니었다.
마치 잘 짜인 판 위에서 정확하게 다음 수를 찾아낸 기객(棋客)의 미소와 같았다.
그는 열쇠를 쥔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처음으로, 경계가 아닌 다른 감정이 담긴 눈으로 선록을 바라보았다.
[관계 변화: [오천백]이 당신의 능력을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신뢰도: 5% → 20%)]
선록의 눈앞에 떠오른 시스템창이 그의 심정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20%.
여전히 미미한 수치였지만, 5%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었다.
선록은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쉴 뻔했다.
목숨을 건 도박이 제대로 먹혀든 순간이었다.
"이것은 연태산의 비밀 금고 열쇠일 가능성이 높군."
오천백은 열쇠를 품 안에 소중히 넣으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이전보다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다.
"네놈의 별점, 과연 신통력이 있구나."
"하하, 별말씀을요. 다 대협의 앞길을 하늘이 돕는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선록은 너스레를 떨며 어색하게 웃었다.
속으로는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이제 겨우 한 고비를 넘겼을 뿐이다.
"가자. 연태산의 목을 취하고, 저 열쇠에 맞는 자물쇠도 찾아봐야지."
오천백은 선록의 어깨를 가볍게 툭 치고는, 먼저 사다리를 향해 발을 옮겼다.
그 작은 접촉에 선록은 온몸이 굳는 것 같았지만, 이내 그의 뒤를 따랐다.
오천백은 짐승처럼 소리 없이 사다리를 올랐다.
선록도 숨을 죽인 채 그의 뒤를 따랐다.
낡은 나무 사다리는 오를 때마다 위태롭게 삐걱거렸지만, 다행히 두 사람의 무게를 견뎌주었다.
사다리 끝, 굳게 닫힌 나무판자를 밀어 올리자 침향(沈香) 냄새가 훅 끼쳐왔다.
연태산의 침소였다.
화려한 비단으로 꾸며진 넓은 방.
중앙에는 거대한 침상이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한 사내가 아무렇게나 옷을 풀어헤친 채 잠들어 있었다.
바로 광혈채의 두령, 연태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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