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주인공과 동행하게 되다
팽팽한 침묵이 흘렀다.
산채를 휘감는 바람 소리만이 두 사람 사이를 갈랐다.
선록의 목에 닿은 검날은 미동도 없었지만, 그 검을 쥔 오천백의 내면은 거센 폭풍우에 휩싸인 듯했다.
선록은 죽음을 각오하고 그의 푸른 눈동자를 마주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오천백의 입술이 마침내 열렸다.
"...어디까지 알고 있지."
목소리는 이전보다 한결 가라앉아 있었지만, 그 안에 담긴 냉기는 더욱 섬뜩했다.
그것은 포기가 아니라, 모든 것을 확인한 뒤 눈앞의 사내를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하겠다는 마지막 심문이었다.
선록은 마른침을 삼켰다.
"대협의 여정에 필요한 모든 것을요."
오천백의 눈썹이 꿈틀했다.
그는 검 끝에 아주 미세한 힘을 주었다.
선록의 목덜미에서 가느다란 핏줄기가 흘러내렸다.
"정확히 말해라."
"화산파의 청풍검, 공동파의 복마장법, 아미파의 월영심결…."
선록은 오천백이 앞으로 얻게 될 팔대 비경의 무공들을 나열하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모두 마교를 상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열쇠들이었다.
하나하나 이름이 읊어질 때마다 오천백의 동공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것들은 그가 단근참맥의 고통 속에서, 기연으로 얻은 비급의 조각들을 통해 어렴풋이 존재만을 추측하고 있던 전설 속의 무공들이었다.
"네놈은… 대체…."
오천백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혼란이 극에 달한 듯 보였다.
선록은 여기서 쐐기를 박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는 그 비급들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 순간, 선록의 목을 겨누던 검이 힘없이 아래로 툭 떨어졌다.
‘챙그랑.’ 하는 금속음이 공허한 연병장에 울려 퍼졌다.
오천백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선록을 바라보았다.
마치 평생을 지탱해 온 신념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린 사람처럼.
그는 천천히 검을 주워 검집에 밀어 넣었다.
그 동작 하나하나에 깊은 고뇌가 담겨 있었다.
"…좋다."
마침내 오천백이 입을 열었다.
"동행을 허락하지."
선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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