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봉인한 마왕의 몸으로 깨어났다

4화 영웅이었던 자들(1)

카테나이트 제국의 수도, 에르살리움.

대륙 중북부를 호령하는 패자의 심장부답게, 도시는 활기와 위엄으로 가득 차 있었다.

끝없이 이어진 하얀 대리석 건물들과 정교하게 깎인 조각상들은 제국의 영광을 뽐냈고, 분주하게 오가는 마차와 사람들은 그 번영을 증명했다.

도시의 가장 높은 곳, 모든 길의 종착점에는 창조신 아헤를 섬기는 대신전과 나란히 선 황성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었다.

황성의 동쪽 끝, 드넓게 펼쳐진 연무장.

바닥에는 단단하게 다져진 흙과 모래가 깔려 있었고, 그 위로 내리쬐는 아침 햇살이 기사들의 땀방울을 반짝이게 했다.

"핫!"

"헛!"

수백 명의 기사들이 내지르는 우렁찬 기합 소리가 연무장을 가득 메웠다.

절도 있는 동작으로 검을 휘두르는 그들의 모습은 제국 최강이라 불리는 카테나이트 황실기사단의 위용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 수많은 기사의 시선은 연무장 중앙, 단 한 사람에게 쏠려 있었다.

쉭! 쉭! 쉭!

날카롭게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허공을 가르는 두 자루의 장검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춤을 추었다.

길게 뻗은 갈색 머리칼이 격한 움직임에 따라 우아한 궤적을 그렸다.

땀으로 젖은 훈련복이 그녀의 단련된 몸의 곡선을 고스란히 드러냈지만, 그 누구도 감히 불경한 시선을 던지지 못했다.

율리아 아케르타.

아케르타 공작가의 여식이자, 대륙 유일의 검성 요한 아케르타의 여동생.

그리고 황실기사단 부단장이라는 직위가 무색하지 않은, 대륙에 몇 없는 소드 마스터.

그녀의 검무는 단순한 훈련이 아니었다.

마치 한 편의 예술 작품처럼, 힘과 아름다움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검이 뻗어 나갈 때마다 검 끝에 맺힌 은빛 오러가 햇살에 흩어졌다.

휘이이잉-!

마지막으로 휘두른 검이 음속을 돌파하며 귀를 찢는 파열음을 냈다.

보이지 않는 검격이 허공을 갈라, 연무장 구석에 세워져 있던 허수아비의 목을 정확히 두 동강 냈다.

"후우..."

율리아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검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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