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봉인한 마왕의 몸으로 깨어났다

5화 영웅이었던 자들(2)

끼이익-

무거운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율리아는 알현실 밖 복도에 홀로 남겨졌다.

그녀는 잠시 그 자리에 서서 주먹을 꽉 쥐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루크... 네가 지키려 했던 것들이... 무너져 내리고 있어.'

가슴 한구석이 답답하게 조여 왔다.

10년 전, 그가 마왕과 함께 사라진 이후 세상은 그가 원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갔다.

마법박해, 헤르디아의 몰락, 그리고 에드먼의 배신.

"율리아."

갑자기 등 뒤에서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율리아는 몸을 돌렸다.

요한이었다.

그는 언제나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굳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

"잠깐 이야기 좀 하자."

"저는 할 말 없습니다."

율리아는 요한의 말을 무시했다.

하지만 요한은 그녀의 거부를 예상했다는 듯 앞을 가로막았다.

거대한 육체가 복도를 막아서자 율리아의 발걸음이 멈췄다.

"오늘 저녁에 켄 공작 부부와 식사 자리가 있다."

"그래서요?"

율리아는 냉담하게 대꾸했다.

"참석해라."

"전 기사단 업무가 있어서요. 그리고 제가 왜 켄 공작 부부와 식사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율리아는 요한의 옆을 비켜 지나가려 했다.

하지만 요한은 한 발짝 옆으로 움직이며 다시 그녀를 막았다.

"켄 공자도 온다."

그 말에 율리아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녀의 얼굴에 서서히 불쾌함이 번져 올랐다.

"...뭐라고요?"

"켄 공자도 온다고 했다."

요한은 무표정한 얼굴로 다시 한번 반복했다.

율리아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공작 부부와의 식사 자리도 의심스러운데, 거기에 지금 결혼 적령기인 켄 공자까지 온다는 것은...

"이제 하다 하다... 열 살 가까이 어린 애송이한테 나를 팔아넘기시겠다?"

율리아의 목소리에는 칼날 같은 분노가 서려 있었다.

그녀의 갈색 눈동자가 불꽃처럼 타오르며 요한을 쏘아보았다.

"말조심해라, 율리아."

"말조심은 오라버니가 해야지! 왜, 이제 부단장 업무로는 안 되겠다 싶으니까 결혼으로 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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