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봉인한 마왕의 몸으로 깨어났다

6화 오크 군락 토벌(1)

숲은 아직 이른 새벽의 푸른 기운에 잠겨 있었다.

차갑고 축축한 공기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었다.

루크는 어둠에 익숙한 눈으로 빽빽한 나무들 사이를 성큼성큼 나아갔다.

마왕의 육체는 인간일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신체 능력을 부여했다.

지치지 않는 체력, 어둠을 꿰뚫는 시력, 그리고 맹수의 것을 아득히 뛰어넘는 청각과 후각까지.

그는 굳이 마법을 쓰지 않아도 숲의 지형을 손금 보듯 파악하며 가장 빠른 길을 찾아낼 수 있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동쪽 하늘이 희미하게 밝아오기 시작할 무렵, 나무들 사이로 인공적인 불빛과 희미한 소음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루크는 나무 그늘에 몸을 숨기고 숲의 경계선 너머를 살폈다.

거대한 성벽이 아침 안개 속에서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성벽 위로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경비병들의 실루엣이 보였다.

'베르만...'

루크의 뇌리에 잊고 있던 도시의 이름이 떠올랐다.

10년 전, 대륙전쟁 당시 연합군의 보급로 중 하나였던 곳.

옛 에노르 제국 서부에서는 손에 꼽히는 큰 도시였다.

그는 후드를 더 깊이 눌러써 창백한 얼굴을 가리고, 조심스럽게 숲을 빠져나와 도시로 향하는 길에 합류했다.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밭으로 향하는 농부들, 도시에 물건을 대러 온 상인들로 길은 제법 북적였다.

루크는 최대한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인파에 섞여 성문으로 향했다.

다행히 경비병들은 오가는 사람들을 일일이 검문하지는 않았다.

성문 안으로 들어서자 숲의 새벽 공기와는 전혀 다른, 활기차고 소란스러운 도시의 냄새가 그를 맞았다.

따끈한 빵 굽는 냄새, 가축들의 배설물 냄새, 사람들의 땀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루크는 우선 돈을 벌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는 성문 근처에서 눈에 띄는 과일 상인의 노점으로 다가갔다.

노점에는 붉게 익은 사과와 작은 배들이 나무 상자에 수북이 쌓여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루크가 정중하게 인사를 건네자, 수염이 덥수룩한 중년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주름진 얼굴에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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