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써준 인생대로 살고 있습니다.

3화

4번 출구 계단을 오르는 동안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차가운 공기가 폐를 찔렀지만 멈출 수 없었다.

마지막 계단을 밟고 지상으로 올라섰을 때, 무릎에 손을 짚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핸드폰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7시 30분.

ORACLE의 문장은 7시 15분이었다.

15분.

고작 15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 그 15분은 26년간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한 감각을 안겨주었다.

ORACLE이 틀렸다.

아니, 내가 틀리게 만든 건가.

팀장의 지시를 거절하지 못한 내가 이 결과를 만든 건가.

거절했어야 했다.

"죄송합니다, 오늘은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 한마디만 하면 됐다.

ORACLE의 문장을 보여주며 양해를 구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해했다.

그런데 나는 왜 그러지 못했을까.

습관이었다.

ORACLE을 따르듯 윗사람을 따르는, 오래된 습관.

어쩌면 이 모든게 ORACLE이 예측한 상황인게 아닐까 생각해버린... 그냥 내가 헛짚은 거겠지.

허탈한 웃음과 함께 오늘은 정말 이상한 날이라 생각했다. 이상한 날이어서 내가 이상한 선택을 한 거야.

을지로 3가역 4번 출구 앞은 퇴근 인파로 북적였다.

사람들 사이로 이채온의 모습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갔을까.

30분이나 늦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가슴 한구석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실망인지, 안도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그때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화면에 뜬 이름.

이채온.

"어디예요?"

전화를 받자마자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유로운 톤은 여전했지만, 어딘가 웃음이 섞여 있었다.

"4번 출구요. 방금 도착했는데..."

"아, 저 3번 출구 쪽 편의점에 있어요. 추워서 들어와 있었거든요."

그는 기다리고 있었다.

30분이나 늦었는데.

ORACLE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사람을.

"금방 갈게요."

전화를 끊고 3번 출구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달려온 탓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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