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합니다.

2화 .......

수현이 돌아온 것은 해가 저물어 창문에 주황빛 노을이 번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그녀는 서윤을 안은 채 현관문을 열었고, 그녀의 눈가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 자국이 남아 있었다. 진우는 텔레비전을 멍하니 보던 시선을 돌리며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어디 갔다 이제 와. 밥도 안 차려놓고."

수현은 대답 없이 서윤을 방구석 이불 위에 조심스레 내려놓았다. 아이는 엄마 품에서 벗어나자마자 칭얼거리기 시작했지만, 수현은 평소처럼 달래지 않았다. 그저 부엌으로 향해 찬물을 한 컵 들이켜고는 싱크대 가장자리를 붙잡은 채 한참을 서 있었다.

"야. 밥 안 해?"

진우의 재촉에 수현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을 때, 진우는 처음으로 아내의 얼굴에서 무언가 달라진 것을 감지했다. 평소의 그 순한 눈빛이 아니었다. 눈동자 깊은 곳에 검게 가라앉은 무언가가 있었고, 그것은 체념인지 절망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진우 씨."

수현의 목소리는 놀라울 정도로 차분했다. 마치 오랜 시간 연습한 대사를 읊조리듯, 한 글자 한 글자에 감정의 무게를 실어 내뱉었다.

"나, 오늘 병원에 다녀왔어요."

"병원? 또 서윤이 어디 아파?"

"아뇨. 나요. 내가 아파서 갔어요."

진우는 텔레비전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건성으로 대꾸했다. "그래서? 감기야 뭐야. 약국 가서 약이나 사 먹어."

수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부엌 서랍에서 접힌 종이 한 장을 꺼내 식탁 위에 펼쳐 놓았다. 진우의 눈에 들어온 것은 대학병원 로고가 찍힌 검사 결과지였다. 수현의 손가락이 특정 항목을 가리켰다. '위암 3기, 림프절 전이 확인'이라는 글씨가 형광펜으로 밑줄 그어져 있었다.

방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던 예능 프로그램의 웃음소리가 갑자기 저 먼 세계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비현실적으로 울렸다. 진우는 그 종이를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글씨는 분명히 한글이었지만, 뇌가 그 의미를 받아들이길 거부하는 듯했다.

"뭐야 이게. 장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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