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

1화 엘로이즈 드 로제빌

예술의 도시, 루미에르.

그 이름처럼 빛나는 거리에는 화려하게 차려입은 귀족들의 웃음소리가 마차 바퀴 소리와 뒤섞여 흩어졌다.

섬세한 레이스가 달린 양산을 든 귀부인들은 상점의 쇼윈도를 기웃거리며 최신 유행에 대해 속삭였고, 말쑥한 신사들은 그들의 뒤를 따르며 지루한 농담을 건넸다.

거리의 악사는 낡은 바이올린을 켜며 애절한 선율을 연주했지만, 그 소리는 귀족들의 떠들썩한 대화에 묻혀 희미해질 뿐이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후미진 골목, 그곳에는 도시의 화려함이 드리운 짙은 그늘이 존재했다.

귀족의 억압속에서 오늘도 손에 물집이 잡히며 굽은 등을 두드리며... 그들은 흑색의 거리에 갇혀있었다.

빛의 스펙트럼과 무채색이 이어지는 거리 한 가운데, 그 중심엔 사람의 발걸음이 끊긴 엘로이즈 드 로제빌의 향수 가게 ‘라 플뢰르 말라드(La Fleur Malade)’가 있었다.

‘병든 꽃’이라는 이름처럼, 가게는 금방이라도 스러질 듯 낡고 위태로워 보였다.

삐걱이는 나무 간판은 칠이 벗겨져 흉물스러웠고, 먼지 쌓인 창문 너머로는 어둠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 안의 향들은 누군가를 홀리기에 충분했다. 어쩌면 주술과도 같았으니까.

루미에르는 로제빌의 향기에 취해있었고 그녀의 숨결과도 닮아 있었다.

은빛의 하얗고 긴 머리와 창백한 피부, 그리고 붉게 빛나는 두 눈은 누구든 그녀를 마녀라 떠올리게 했다.

그런 그녀의 향기들은 귀족들 사이에서 "마녀의 숨결"이라 불렸고, 어느순간 로제빌은 루미에르의 불길한 존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진실이 무엇이든, 헛된 소문은 언제나 날개를 달고 더 멀리 퍼져나가는 법이었다.

평민이라는 신분은 그녀를 더욱 손쉬운 먹잇감으로 만들었다.

귀족들은 대놓고 그녀를 조롱하거나, 마차가 지나갈 때면 일부러 흙탕물을 튀기며 경멸의 시선을 던졌다.

마치 더러운 것을 본다는 듯 코를 막고 수군거리는 그들의 모습은 로제빌에게 익숙한 풍경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로제빌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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