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이 죽었으니 마왕이 되겠습니다.

1화 우로보로스

간수가 쇠창살 끝으로 요시의 등을 쿡 찔렀다.

차가운 쇠의 감촉에 요시는 비틀거리며 승강기에서 내렸다.

축축하고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바닥은 질척거렸고,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이마를 적셨다.

“쓰레기들아, 이제부터 여기가 너희들의 새로운 집이다.”

턱수염이 덥수룩한 간수가 경멸 어린 눈빛으로 죄수들을 훑었다.

그의 옆에는 꼬리가 잘린 거대한 리자드맨이 도끼를 어깨에 멘 채 서 있었다.

간수는 헛기침을 한 번 하더니, 마치 대단한 비밀을 알려주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 이제부터 너희들의 희망을 확인하는 시간을 갖겠다. 다들 똑똑히 따라 외쳐. 개인잔고!”

죄수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일었다.

뜬금없는 외침에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요시 역시 미친 소리라고 생각했다.

“뭐 하는 거야, 이 버러지들아! 목소리 작아! 개인잔고!”

간수가 고함을 지르자, 마지못해 몇몇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개인…잔고…?”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들의 눈앞 허공에, 마치 신기루처럼 반투명한 글자들이 떠올랐다.

[우로보로스 보석금: 100,000,000 골드] [개인 잔고: 0 골드]

“뭐, 뭐야 이게…?”

사방에서 경악과 혼란이 터져 나왔다.

요시도 자신의 눈앞에 떠오른 창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일억 골드.

지상에서 웬만한 귀족 가문 하나를 통째로 살 수 있는, 평생 만져보지도 못할 거액이었다.

“크하하하! 놀랐냐, 이 새끼들아? 그게 바로 너희 몸값이다.”

간수는 죄수들의 절망적인 표정을 보며 즐겁다는 듯이 웃었다.

“우로보로스는 감옥이지만, 동시에 기회의 땅이기도 하지. 저 금액만 다 채우면, 너희는 언제든지 여기서 나갈 수 있다. 물론, 살아서 채울 수 있다면 말이야.”

희망을 가장한 잔혹한 사형 선고였다.

저 숫자는 탈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낙인처럼 찍어놓은 것에 불과했다.

요시는 주먹을 꽉 쥐었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그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런 상황일수록 냉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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