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이 죽었으니 마왕이 되겠습니다.

3화 뱀의 머리

성공의 단꿈은 길지 않았다.

요시가 땀을 식히고 막 벌어들인 돈을 세어보려던 찰나, 갱도 입구 쪽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따뜻한 식사로 만족감에 젖어 있던 죄수들이 공포에 질린 얼굴로 양옆으로 갈라지며 길을 텄다.

마치 거대한 파도가 갈라지는 듯한 광경이었다.

그들 사이로 육중한 그림자 세 개가 걸어 들어왔다.

가운데 선 존재의 위압감은 지크와는 차원이 달랐다.

족히 2미터는 넘어 보이는 거대한 키, 단단한 근육으로 뒤덮인 녹색 피부, 그리고 턱 아래로 삐져나온 날카로운 엄니.

오크였다.

그것도 보통 오크가 아니었다.

그의 한쪽 눈은 칼에 베인 듯 흉측한 흉터로 닫혀 있었고, 남은 한쪽 눈은 갱도 안을 샅샅이 훑으며 먹잇감을 찾는 맹수처럼 번뜩였다.

그의 양옆에는 다부진 체격의 오크 둘이 도끼를 어깨에 걸친 채 호위하듯 서 있었다.

그들의 등장은 갱도 안의 공기를 순식간에 얼려버렸다.

조금 전까지 따뜻한 수프를 마시며 웃던 죄수들은 이제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 구역의 진정한 포식자가 나타난 것이다.

지크는 본능적으로 요시의 앞을 가로막으며 으르렁거렸다.

그의 손이 허리춤에 찬 주머니칼로 향했다.

하지만 요시는 그런 지크의 어깨를 가볍게 누르며 제지했다.

그리고는 모두가 경악하는 행동을 했다.

그는 방금 전까지 왕처럼 군림하던 위엄은 온데간데없이, 그대로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이마가 땅에 닿을 정도로 완벽하고도 비굴한 자세였다.

"아이고!

이 미천한 놈이 감히 제3광산구역의 지배자이신 그로그 님을 미처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요시의 목소리는 한껏 낮추고 떨기까지 하는, 그야말로 간신배의 목소리였다.

지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요시를 내려다보았다.

자신이 따르기로 맹세한 주인이, 고작 오크 따위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꼴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참지 못하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요시!

대체 왜 저런 놈에게 고개를 숙이는 거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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