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정원 : 잠들어버린 사람들

1화 정원사

도로의 끝에서 녹슨 철 냄새가 났다.

지환의 구두 끝이 닳아빠진 아스팔트의 경계에 멈췄다.

저만치, 금방이라도 부서져 내릴 듯한 버스 정류장이 유령처럼 서 있었다.

텅 빈 시간표 위로 회색 먼지가 강물처럼 흘렀고, 깨진 유리창은 앙상한 뼈대만 남아 울고 있었다.

그 아래, 벤치에 한 남자가 있었다.

마치 세상의 모든 무게를 짊어진 듯, 등을 동그랗게 말고 웅크린 채였다.

스물두 살.

현실의 나이는 이곳에서 아무 의미가 없었다.

저 뒷모습은 이미 수십 년은 늙어버린 폐허의 일부였다.

지환은 숨을 죽였다.

꿈의 주인에게 발소리는 천둥과 같다.

그는 그림자가 바닥에 스며들 듯, 소리 없이 거리를 좁혔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마침내 그의 손이 뻗어, 얇은 스웨터 너머로 앙상하게 만져지는 환자의 어깨에 닿았다.

차가운 온기였다.

분명 살아있는 사람의 체온인데, 심장에서부터 얼어붙은 듯한 냉기가 손바닥을 타고 역류했다.

그 순간이었다.

쉭- 하는 소리와 함께 바람이 방향을 틀었다.

죽은 도시의 공기가 비명을 지르며 소용돌이쳤다.

바닥에 시체처럼 붙어 있던 마른 낙엽들이 일제히 날아올라, 두 사람의 주위를 장례 행렬처럼 맴돌았다.

먼지 섞인 정적이 세상을 집어삼켰다.

환자의 어깨가 지환의 손아귀 안에서 미세하게, 아주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지환은 손을 거두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천천히, 체온을 나누듯 희미한 압력을 더했다.

괜찮아.

여기에 있어.

목소리 대신 온기로 전하는 위로였다.

그는 삐걱거리는 벤치의 남은 공간에 조심스럽게 몸을 내렸다.

오래된 나무가 체중을 이기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지만, 환자는 미동도 없었다.

그저 고개를 무릎 사이에 더 깊이 파묻을 뿐이었다.

마치 세상의 모든 소리로부터 귀를 막으려는 아이처럼.

지환은 정면을 응시했다.

시야에는 끝없이 이어진 회색 도로와, 그 위를 부유하는 먼지뿐이었다.

도착하지 않을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에서, 지환은 그와 함께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주기로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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