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聖墓

1화 기이한

먹먹한 이명이 귓속을 후볐다. 정시단은 마른침을 삼켰다. 두 번, 세 번... 종소리가 계속 울렸다.

댕-

심장이 발치로 곤두박질치는 감각 대신, 차가운 냉기가 등줄기를 타고 기어올랐다. 사고 현장에서 수없이 마주했던 죽음의 정적과는 결이 다른 침묵이었다.

댕-

댕-

이것은 살아있는 모든 것을 배제하고 오직 죽음만을 위해 조율된 공간의 소리였다.

댕-

그는 본능적으로 차 문 손잡이를 더듬었다. 쇠의 차가운 감촉이 손바닥에 와 닿는 순간, 마지막 종소리가 숲의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퍼졌다.

댕-

열두 번의 종소리가 울리고, 모든 소음이 완전히 멎었다. 숨 막히는 정적 속에서 정시단은 창밖을 응시했다. 헤드라이트가 꺼진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자, 희미한 달빛 아래 나무들의 실루엣이 드러났다. 그것들은 마치 거대한 짐승의 갈비뼈처럼, 기괴하게 뒤틀린 채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그때였다.

스윽.

젖은 천이 시멘트 바닥을 스치는 듯한 소리. 무언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 정시단은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숲의 경계, 가장 짙은 어둠이 뭉쳐 있던 곳에서 무언가 기어 나오고 있었다.

하나가 아니었다. 셀 수 없이 많은 형체들이 나무들 사이에서, 땅속에서, 그림자 그 자체에서 솟아나는 듯했다. 그것들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었으나, 인간이 아니었다.

달빛을 받아 드러난 얼굴에는 눈도, 코도, 입도 없었다. 매끈하게 이어진 피부 위로 그저 검고 깊은 구멍만이 뚫려 있을 뿐이었다. 마치 미완성된 마네킹이 생명을 얻어 움직이는 듯한 광경.

그들은 걷지 않았다. 다리를 움직이는 대신, 마치 컨베이어 벨트 위의 인형처럼 부드럽게 미끄러져 왔다.

정시단이 타고 있는 차를 향해. 일정한 속도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끼… 긱… 끼이이…

기이한 마찰음이 그들의 목구멍 깊은 곳에서부터 새어 나왔다. 입이 없는 얼굴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라고는 믿을 수 없는, 뼛조각이 서로를 긁어대는 듯한 혐오스러운 소음이었다.

정시단은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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