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聖墓

5화 하얀 사제

테오의 하얀 눈동자는 어떤 감정도 담고 있지 않았다. 그저 텅 비어 있었다. 정시단은 그가 건넨 셔츠를 내려다보았다. 보풀 하나 없이 깨끗하고 잘 마른 면 셔츠였다.

이 비현실적인 공간과 어울리지 않는, 지극히 현실적인 물건.

그는 경계를 풀지 않은 채 젖은 셔츠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차가운 공기가 맨살에 와 닿았다. 옷을 갈아입는 짧은 순간은 무방비한 상태를 의미했다. 그는 등 뒤의 테오에게서 한순간도 신경을 거두지 않았다.

거울을 통해 테오의 모습을 살폈다. 테오는 미동도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마치 그림자처럼, 혹은 가구처럼. 그의 존재감은 너무나 희미해서 오히려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정시단은 재빨리 셔츠를 갈아입고 수건으로 머리와 얼굴의 물기를 닦아냈다. 마른 옷이 주는 온기가 어색했다.

“고맙습니다.”

그는 짧게 감사를 표했다. 이곳에서는 어떤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예측할 수 없었다. 사소한 호의를 거절하는 것이 더 큰 위협을 초래할 수도 있었다.

테오는 대답 대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손가락으로 방 한쪽 구석, 낡은 나무 의자를 가리켰다. 앉아서 쉬라는 무언의 신호. 정시단은 의자에 앉는 대신 그 옆에 섰다. 언제든 움직일 수 있는 자세를 유지했다.

그는 침묵을 깨고 다시 질문을 던졌다.

“관리자라는 건, 규칙을 어기면 나타나는 겁니까.”

지난번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존재. 그것에 대한 정보는 생존과 직결되었다. 테오의 입술이 희미하게 열렸다.

“…성묘의 질서를 지키는 존재입니다.”

“소리를 내는 것 외에, 다른 규칙은 없습니까.”

“…….”

테오는 망설였다. 그의 하얀 눈동자가 옅게 흔들리며 제의실 문 쪽을 향했다. 마치 누군가 엿듣기라도 할까 봐 두려워하는 듯이. 그는 정시단에게 더 가까이 다가와, 거의 입모양으로만 속삭였다. 목소리는 촛불이 흔들리는 소리보다도 작았다.

“의식을…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허락되지 않은 구역에 들어가서도 안 되고… 성물을 만져서도 안 됩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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