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순례자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운 책망으로 가득했다. 마치 테오가 손님을 박대한 것을 나무라는 것처럼. 정시단은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숨겨두었다는 것을, 처음부터 전부 알고 있었다. 테오의 거짓말도, 자신의 존재도.
그럼에도 그는 관리자를 부르거나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이 모든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정시단은 직감했다. 이 남자는 관리자보다 더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한 존재라는 것을. 관리자는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에 가깝지만, 가브리엘은 의지를 가진 혼돈 그 자체였다. 그는 셔츠를 테오에게 건네는 대신, 옷장을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나오세요, 순례자.”
나른한 목소리가 옷장 문을 사이에 두고 바로 앞에서 울렸다.
“숨는 것은 예의가 아닙니다. 주님의 집에서는… 모두가 그의 자비로운 시선 아래 평등합니다.”
그 말은 자비가 아닌, 피할 수 없는 심판처럼 들렸다. 정시단은 마른침을 삼켰다. 선택지는 없었다. 여기서 계속 버티는 것은 더 어리석은 짓일 뿐이다. 그는 굳은 몸을 억지로 움직여, 삐걱이는 소리를 내며 옷장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가브리엘의 텅 빈 백안과 정면으로 마주했다.
지독한 피 냄새와 향 냄새가 섞여 코를 찔렀다. 그의 눈앞에 선 사제는 인간의 아름다움을 가졌지만, 그 본질은 인간이 아닌 무언가임을 온몸으로 말하고 있었다. 가브리엘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그 미소는 정시단의 얼굴, 어깨, 손끝, 그가 입고 있는 마른 셔츠까지 훑으며 내려왔다. 마치 값을 매기는 감정사처럼.
“보세요, 테오. 이렇게나 지치고 상처 입은 영혼이지 않습니까.”
가브리엘은 정시단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사제복 소매 아래로 느껴지는 그의 손은 시체처럼 차가웠다.
“우리가 보듬어주어야 합니다. 성묘에 도달한 모든 영혼은 구원받을 자격이 있으니.”
구원.
그 단어는 뱀처럼 정시단의 귓속을 파고들었다.
가브리엘의 손길은 깃털처럼 가벼웠지만, 그 아래의 피부는 얼음처럼 차가워 정시단의 어깨 근육을 경직시켰다. 그는 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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