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 9급 공무원, 오늘도 야근입니다.

1화 저승사자도 주 52시간제 도입이 시급합니다

차가운 밤공기가 폐부를 찌르듯 스며들었다.

민준은 비틀거리며 재원의 손길을 뿌리쳤다.

"놔! 이 미친놈아! 내가 왜 널 따라가?"

그의 고함 소리는 살아있는 이들에게는 그저 겨울밤의 칼바람 소리일 뿐이었다.

재원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가 이내 표정을 풀었다.

이런 망자는 한두 번 겪는 게 아니었다.

"선생님, 진정하시고... 일단 상황 파악부터 하셔야죠."

"상황 파악? 웃기고 있네. 내가 지금 술 좀 마셨다고 별 미친놈이 다 들러붙네!"

민준은 제 몸을 내려다보았다.

구급대원들이 박살 난 차체에서 그의 육신을 꺼내려 애쓰고 있었다.

그의 눈이 혼란으로 크게 흔들렸다.

"저... 저거... 뭐야...?"

"선생님의 육신입니다. 이제 영혼인 상태로 저와 함께 가셔야 합니다."

재원은 품 안에서 태블릿을 꺼내 민준의 정보를 화면에 띄웠다.

사망 시각, 원인, 그리고 이름.

김민준.

"헛소리 마! 내가 왜 죽어! 나 집에 가야 돼. 우리 애가 기다린다고!"

민준은 삿대질을 하며 재원에게 달려들 기세였다.

하지만 그의 손은 재원의 몸을 허공처럼 통과할 뿐이었다.

"아... 이게... 대체..."

허우적거리는 민준의 팔을 보며 재원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집에 불어터지고 있을 짜장면 생각이 간절했다.

"선생님, 절차가 있습니다. 협조해주시면 편안하게 모시겠습니다."

재원은 최대한 사무적인 말투를 유지하려 애썼다.

감정을 섞어봤자 피곤해지는 건 자신뿐이라는 걸 오랜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절차? X까라 그래! 너 뭐하는 놈인데 나한테 이래라저래라야! 공무원이냐? 어? 신분증 까봐!"

민준은 막무가내였다.

재원은 정말이지 주머니 속 저승 공무원증을 꺼내 보여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9급 망자처리반 서기보, 이재원.’

하지만 그래봤자 이 난동이 끝날 리 없었다.

"일단 여기를 벗어나시죠. 주변이 너무 소란스럽습니다."

재원은 민준의 팔을 다시 붙들었다.

이번에는 실체처럼 단단히 잡혔다.

영체를 다루는 건 이제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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