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흑염의 관조자
유진의 시야에 떠오른 메시지는 짧았지만, 그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레온 인형(계약).
대상(해골 기사 레온)의 시청자 수를 인형의 힘으로 전환.
유진은 침착하게 인형의 눈을 다시 한 번 돌렸다.
달칵-
이번에는 더욱 강렬한 붉은 섬광이 터져 나왔다.
인형의 몸체는 레온을 빼다박은 모습이었지만 낡은 천 조각이었다. 눈에서는 섬광과 함께 뿜어져 나오는 마력이 느껴지는 듯했다.
섬광의 마력이 멈출 줄을 모르고 뿜어져 나오자 시간감각이 느려지는 것이 느껴졌다.
시청자들은 렉이라고 생각했다.
[렉 걸렸냐? 내 화면이 이상한건가?]
[아니, 나만 화면 느려진 거임? 유진 렉 걸렸네.]
[이게 무슨 상황이야? 시스템 오류인가?]
[렉 아니다! 유진이 뭔가 하는 중인 듯. 분위기 봐라!]
하지만 현장에 있는 존재들은 달랐다.
성벽 위 병사들은 눈앞의 언데드들이 슬로우 모션처럼 움직이는 것을 보며 혼란스러워했다.
라키아 베른의 눈빛도 흔들렸다.
그녀는 마법 지팡이를 든 채, 굳어버린 언데드들을 향해 멈칫했다.
“시간… 마법인가?”
유진은 자신의 손에 들린 인형을 응시했다.
인형의 붉은 눈은 여전히 섬광을 내뿜고 있었고, 그 섬광은 해골 기사 레온을 향해 가늘게 뻗어 있었다.
레온은 거대한 양손검을 든 채 성문을 내려찍는 자세 그대로 멈춰 있었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정지된 사진처럼 고정되어 있었다.
그러다 섬광의 마력이 레온에게 닿자 레온은 고개를 돌려 유진을 응시했다.
레온의 머리 위 숫자는 어느새 1로 바뀌어 있었다.
줄어든 낌새는 보이지 않았으니 고정되었다고 봐야할 것이다.
유진은 인형의 붉은 눈과 레온의 해골 눈을 번갈아 응시했다.
레온의 해골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 영혼의 불꽃이 이글거렸다.
그것은 분노와 함께 알 수 없는 좌절감을 담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긴 존재의 절규 같았다.
유진은 인형을 든 손을 살짝 들어 올렸다.
인형의 붉은 섬광이 더욱 강렬하게 빛났다.
동시에 레온의 머리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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