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권장되지 않은 선택
미래는 그 일정함을 당연하다고 여겼다.
커피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너 없으면 나 출근은 하겠냐.”
(사용자 부재 시 유지 모드로 전환됩니다.)
“그게 농담이야?”
(정확한 안내입니다.)
미래는 피식 웃었다. 웃음은 나왔지만, 기분이 가벼워진 건 아니었다. 요즘은 ‘가벼워졌다’는 감각이 정확히 어떤 건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설명하면 토토가 수치로 바꿔줄 것 같았고, 수치로 바뀌면 내가 느끼는 게 아니라 ‘관리되는 것’ 같아질 것 같았다.
회사 로비는 늘 커피 냄새로 시작했다.
편의점 계산대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엘리베이터 앞에는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는 사람들이 서 있었다. 누군가는 이어폰을 한쪽만 낀 채 누군가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웃었고, 누군가는 “회의 몇 시야?” 같은 말만 던지고 바로 화면으로 돌아갔다.
현관 게이트를 통과하자 스마트폰이 짧게 진동했다.
(현재 감정 안정도 72%입니다.)
미래는 화면을 흘끗 봤다.
“오늘도 내려가 있네.”
(아침 대비 1.8% 감소했습니다.)
“원인이 뭔데.”
(요인 다수. 단일 원인 특정 불가.)
“결국 모른다는 거잖아.”
(추정입니다.)
추정..
토토가 자주 쓰는 단어였다. 확정이 아니기에 틀릴 수도 없고, 책임도 없고, 그래서 더 깔끔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면서 유리처럼 비친 자기 얼굴이 보였다. 늘 그렇듯 멀쩡해 보였다. 그런데 그 멀쩡함이 가끔은 ‘나는 지금 아무 일도 없는데 왜 이렇게 피곤하지’라는 질문을 데려왔다.
오늘은 그 질문이 조금 더 빨리 떠올랐다.
오전 회의는 예상보다 길어졌다.
이주안 팀장은 화면을 넘기며 설명했다. 말투는 차분했고, 그래프는 부드럽게 움직였고, 참석자들은 필요한 순간에만 고개를 끄덕였다. 작은 합의가 이어질수록 분위기는 안정적이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감정 의존도 감소입니다.” “충동적 선택을 줄이면 관계 리스크가 줄고, 소비 편차가 줄고, 수면 효율이 올라갑니다.” “불필요한 상처를…
전체 본문은 스토라이즈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작품 정보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