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차라리 나리께서 곶감이라도 서리해 오셨다면 좀 나았을 겁니다.
바깥은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밤이 깊었지만, 홍위는 잠들지 못했다.
등불 아래 그림자처럼 앉아 있는 그의 깡마른 어깨가 유난히 작아 보였다.
방문이 소리 없이 열리고, 소월이 쟁반을 들고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따뜻한 김이 오르는 찻잔과 작은 주전자가 놓여 있었다.
"밤이 깊었습니다, 노산군 나리."
그녀는 나직한 목소리로 말하며, 찻잔을 홍위 앞의 작은 상에 내려놓았다.
홍위는 대답 없이, 텅 빈 시선으로 창밖의 어둠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시선 끝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왕궁의 화려한 등불도, 밤을 밝히던 촛불의 행렬도 없는, 그저 먹물처럼 번진 밤하늘뿐이었다.
소월은 말없이 그의 곁에 앉아, 그의 시선을 따라 함께 창밖을 바라보았다.
강물 소리가 자장가처럼, 혹은 비명처럼 들려왔다.
한참의 침묵 끝에, 홍위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마른 나뭇가지처럼 갈라져 있었다.
"…어찌하여 따라왔느냐."
소월은 그를 돌아보지 않았다.
"도망치지 않고."
그의 말에는 원망도, 책망도 없었다.
그저 순수한 의문,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마주한 어린아이 같은 물음이었다.
나는 이제 왕이 아닌데.
내 곁에 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데.
그런 말들이 묻어 있었다.
소월은 홍위의 물음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식어가는 주전자 옆 작은 화로에 남은 숯을 매만졌다.
부젓가락으로 숯을 뒤적이는 소리만이 방 안의 무거운 침묵을 깨뜨렸다.
타닥, 하고 작은 불꽃이 튀었다.
다시 끓어오를 리 없는 찻물이었지만, 그녀는 무언가 해야만 했다.
그의 공허한 질문에 대답할 말을 고르기 위한 시간이었다.
"…나리 곁을 떠나면,"
등을 돌린 채, 소월이 마침내 나직이 입을 열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숯불처럼 낮고 잔잔했다.
"제가 갈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주전자를 들어 온기를 확인하는 척하며, 그녀는 말을 이었다.
그 몸짓은 너무나 태연해서, 마치 매일 밤 해오던 일상처럼 보였다.
"궁에서 나온 계집이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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