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첫 출근
나는 웃었다.
스팸 문자 한 통에 심장이 내려앉다니.
“김태식….”
오랜만에 입에 담아보는 아버지의 이름은 어색했다.
17년.
아버지는 우주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실종됐다.
사람들은 아버지가 우주 미아가 되었다고 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언젠가 돌아올 거라고 했다.
나는… 그냥 잊으려고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런 장난을 치는 건 누굴까.
나는 [출근하기] 버튼을 가만히 내려다봤다.
분명 누군가의 악질적인 농담일 것이다.
누르면 개인정보가 빠져나가거나, 이상한 사이트로 연결되겠지.
머리는 그렇게 말했지만, 손가락은 멋대로 움직였다.
혹시라도.
정말 혹시라도 이게 아버지와 연결된 마지막 끈이라면.
‘딸깍.’
손가락 끝에서 느껴지는 감촉은 너무나 현실적이었다.
화면이 암전됐다.
그리고 다음 순간.
나는 더 이상 내 방에 있지 않았다.
눈앞에는 낡은 목재 책상 하나가 놓여 있었다.
책상 위에는 먼지 쌓인 서류 더미와 깜빡이는 구식 모니터가 전부였다.
창밖을 보자 숨이 멎었다.
빌딩 숲이나 익숙한 골목길 대신, 수억 개의 별들이 강물처럼 흐르고 있었다.
“……여긴.”
낯선 공간의 공기가 폐부를 찔렀다.
이곳이 어딘지 생각할 틈도 없이, 모니터 화면에 글자들이 떠올랐다.
[두 번째 순찰자 김도윤 님, 환영합니다.]
[첫 번째 순찰 기록을 인계받습니다.]
화면이 바뀌며 영상 하나가 재생되기 시작했다.
영상 속에는 낯익으면서도 낯선 남자가 서 있었다.
나보다 조금 더 나이 들어 보이는 남자.
하지만 그 얼굴은 틀림없는, 17년 전의 아버지였다.
[도윤아, 이걸 보고 있다면… 아빠는 실패한 거란다.]
아버지의 목소리는 수만 광년의 거리를 건너온 듯 희미하게 갈라져 있었다.
[나는 인류 최초의 동네지기로서 이곳, 우주의 중심에 도착했다. 그리고 지구의 마지막을 기록할 권한을 받았지.]
화면 속 아버지의 배경으로 지구가 떠올랐다.
푸른 행성.
하지만 그 위로 붉은색 글자가 겹쳐 보였다.
[대상 :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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