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4화 다음 순찰지

선이었지만, 웃고 있는 입과 동그란 눈은 아버지를 쏙 빼닮아 있었다.

나는 그림 아래로 스크롤을 계속 내렸다.

다른 게시글이 나타났다.

[제목: 우리 아빠는 슈퍼맨이 아니다]

오늘 학교에서 아빠 자랑하기를 했다.

친구들은 자기 아빠가 회사 사장님이라고, 힘이 장사라고 자랑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우리 아빠는 그냥 연구원이다.

힘도 세지 않고, 돈도 많지 않다.

가끔은 나보다도 겁이 많은 것 같다.

밤에 혼자 화장실 가는 걸 무서워한다.

하지만 괜찮다.

아빠는 슈퍼맨은 아니지만, 나한테는 우주보다 더 큰 사람이니까.

그 시절의 내가 썼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어른스러운 문장이었다.

나는 그 글을 쓴 열한 살의 김도윤을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글에 담긴 마음은 선명하게 느껴졌다.

아버지에 대한 서툴지만 깊었던 사랑.

나는 그때 이미 알고 있었던 걸까.

아버지가 짊어진 무게와 그의 외로움을.

마지막 게시글은 아버지가 실종되기 바로 전날 밤에 작성된 것이었다.

[제목: 아빠의 이상한 약속]

오늘 밤, 아빠가 나를 꼭 안아주었다.

아주 오랫동안.

그리고 이상한 약속을 했다.

“윤아, 만약에 아빠가 아주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하면, 너무 많이 울지는 마.

아빠는 그냥… 동네 한 바퀴 돌러 간 거야.

조금 먼 동네라서,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뿐이야.”

아빠는 웃고 있었지만, 눈은 울고 있었다.

나는 아빠가 어디 멀리 가는 줄 알면서도, 바보처럼 고개만 끄덕였다.

아빠, 빨리 돌아와야 해.

내일 아침에 같이 햄버거 먹기로 했잖아.

마지막 문장에서 시야가 흐려졌다.

뜨거운 것이 목구멍을 타고 역류했다.

나는 노트북 화면을 두 손으로 붙잡았다.

잊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버지가 떠나던 마지막 밤의 약속을.

‘동네 한 바퀴’.

아버지가 남긴 그 말의 의미를, 나는 17년이 지나 우주의 중심에 와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이다.

아버지는 나를 버린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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