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요람의 기록
빛의 구체는 잠시 그 혼돈의 영역을 ‘바라보는’ 듯했다.
물론 눈이나 감각기관은 없었지만, 그것의 모든 의식이 그쪽을 향하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나는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이윽고 빛의 구체에서 하나의 ‘의지’가 뻗어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은 파동처럼 공간을 가로질러, 소용돌이치는 혼돈의 가스 덩어리 중 하나를 향해 나아갔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의지가 닿은 가스 덩어리가 마치 부름에 응답하듯,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혼란스럽게 흩어져 있던 입자들이 중심으로 모여들며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것 역시 빛의 구체와 비슷한 크기의 구체였다.
하지만 맑고 투명한 빛을 내는 첫 번째 존재와는 달리, 두 번째 구체는 어둡고 탁한 기운을 내뿜었다.
내부는 들끓는 용암처럼 불안정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빛과 어둠.
질서와 혼돈.
고요함과 격렬함.
두 개의 상반된 존재가 은빛 바다 위, 허공에서 서로를 마주 보았다.
그들은 아무런 움직임도, 소리도 내지 않았지만, 그들 사이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은 공간 전체를 진동시키는 듯했다.
이것이 문지기가 말한 ‘첫 번째 선택’의 순간일까.
나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저 두 존재는 본질적으로 하나이지만, 이제 막 둘로 나뉘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선택해야 했다.
서로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빛의 구체는 먼저 움직였다.
그것은 아주 천천히, 경계심 없이 어둠의 구체를 향해 다가갔다.
마치 잃어버렸던 자신의 반쪽을 만난 것처럼, 호기심과 친근함의 파동이 흘러나왔다.
[함께]
그것의 의지가 내게도 전해졌다.
그것은 공존을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둠의 구체의 반응은 달랐다.
빛의 존재가 다가올수록, 그것은 불안한 듯 제 몸을 더욱 거세게 뒤틀었다.
내부의 어두운 에너지가 끓어오르며 표면을 위협적으로 부풀렸다.
[두려움] [경계] [분리]
어둠의 구체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거부의 의지였다.
그것은 자신과 다른 존재인 빛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 다름을 위협으로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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